신수민
나프탈렌 캔디 (Naphthalene Candy)는 김상하, 배자은의 2인전으로,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것들과,
그것들을 붙잡으려는 시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옷장 속 덩그러니 놓인 흰색의 나프탈렌은-살살 굴리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없어지는 입 안의 캔디처럼-서서히 서서히 기화하며
옷장 속 냄새들을 감싸고 가리다가, 언제 닳아 없어졌는지도
모르게 사라진다. 하지만 그 쿰쿰한 기운만은 오래 남아, 우두커니
옷장 안을 채워 흔적을 남긴다. 무수한 과거의 기억을 감싸
안았지만, 결국엔 그 과거의 흔적만을 가지고 우두커니 남아 있는
사진 이미지처럼.
사진 이미지는 프레임 속에 순간을 가두어 그 시간을 영원히
멈추도록 만든다. 이로 인해 사진은 중요한 순간을 대하는
의식(세레모니)이 되기도 한다. 간직하고 싶은 순간이 나타나면
우리는 고민 없이 카메라를 꺼내 든다. 그리고 셔터를 눌렀을 때
그 순간은 나의 소유가 된다. 사진은 순간을 소유했다는 환상을
주지만 이미지는 섬광처럼 스치는 기억의 아주 작은 일부일
뿐이다.
작가들은 이처럼 온전히 남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순간의 기억을
붙잡고 자신의 일부로 흡수하고자 한다.